02 Mar “대장내시경만 해도 대장암 예방 가능”
50세 넘으면 검사 받아야 … 최근 젊은층 발병 증가
3월 대장암 인식의 달 … 증상·치료·예방법은
위장내과 전문의 배호섭·오필수
대장암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이다.
전미암연구소(NCI)와 전미암협회(ACS)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발병한 암은 유방암이며 폐암, 전립선암, 대장암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대장암은 폐암 다음으로 많은 암 사망원인으로 집계됐다. 한국 보건복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암은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 순이었다. 발병률이 가장 높은 암은 위암 다음 대장암이 차지했다. 암 사망원인 중 가장 많은 암은 폐암이며 간암, 대장암, 위암이 뒤따랐다. 발병률은 위암이 더 높지만 위내시경 등으로 위암 사망률이 감소한데 따라 대장암 사망률이 위암 사망률을 추월한 것이다. 의학계는 미주 한인은 한국인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50~56%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대장암 인식의 달을 맞아 대장암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대장암이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암이다.”
– 자각증상이 없어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용종이 있거나 대장암에 걸려도 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통, 위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는데 소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치질이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복통, 위경련, 변비 및 배변장애, 혈변이 지속되고 항문 통증없이 설사가 반복되거나 배변습관이 평소와 달라지고 이유없이 체중이 준다면 대장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대장암에 걸려 암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 조기에 발견할 수는 없나.
“물론 있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해 조기에 치료하면 치료경과와 예후가 매우 좋은 암이다. 뿐만 아니라 예방이 가능하다.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만 받아도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용종을 미리 제거할 수 있어 예방효과가 크다.”
– 대장내시경은 언제 받아야 하나.
“50세가 넘으면 반드시 받을 것을 권한다. 첫 대장내시경 후 환자의 건강상태, 질병여부, 가족력, 용종 발견 여부, 용종 종류와 크기 등에 따라 검사주기가 달라지지만 보통 5~10년에 한번 받으면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첫 검사를 받는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50세 이하에서 대장암 발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년 전만 해도 45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제는 40세로 더 낮춰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 왜 그런가.
“대장암 주요 발병요인으로 나이(50세 이상), 가족력/유전, 병력, 육식 위주의 식생활 등이, 발병 증가요인으로 식생활의 서구화, 비만, 활동량 감소, 운동 부족, 흡연 및 음주 등이 꼽히는데 붉은색 육류 및 육가공품, 기름기 많은 식품 섭취가 늘면서 50세 전, 30~40대 등 젊은층에게서도 대장암 발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대장내시경은 위내시경에 비해 검사율이 저조하다.
“일단, 마취를 해야 하니 무섭다. 특히 내시경관을 항문에 넣어야 하니 창피하다. 또 위내시경에 비해 준비과정이 번거롭다. 대장내시경에서 중요한 것이 장 정결, 장 세척인데 이를 위해 검사 일주일 전부터 식단을 조절하고 검사 전날에는 물과 음료 등만 섭취할 수 있으며 검사 전날 밤부터는 금식하고 장 정결제를 복용해야 한다.”
– 실제 한인들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종합검진에 대장내시경이 포함돼 있어 30~50대도 많이 받는데 반해 한인들은 그렇지 않다. 정기검진,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유하면 증상이 없는데, 아프지 않은데 왜 받느냐고 한다. 정기검진은 증상이 없을 때 받아야 하는 것이다. 증상이 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 때는 예방이 아니라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전에는 개복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용종을 발견하면 바로 제거한다. 내시경 절제술, 내시경 치료가 가능하다. 대장암 초기에는 내시경 시술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 물론, 암이 많이 진행되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면 개복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 검사는 얼마나 걸리나.
“대장 모양 및 상태, 용종 수와 크기, 종류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20~30분 걸린다.“
– 대장암 검사에는 대장내시경 외 어떤 게 있나.
“촉진검사, 분변검사, X-레이 촬영(바륨관장), CT 촬영, 조직검사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 검사는 조기발견에는 효과가 있지만 예방까지는 힘들다. 또 이들 검사를 하고 이상이 있으면 대장내시경을 한다. 즉, 대장내시경이 가장 정확하고 예방까지 가능한 검사다.”
–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예방이라고 했다. 귀찮다고, 번거롭다고 피하지 말고 50세가 되면 대장내시경을 받길 바란다. 한번 받으면 5년, 10년은 안심해도 된다. 대장암의 씨앗이 되는 위험한 용종은 자라는데 시간이 걸린다. 사람,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이를 5년, 10년으로 잡는다. 5년, 10년에 한번씩 정기적인 추적검사도 필요하다. 일상에서는 채소와 과일, 섬유질이 많은 곡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건강한 식생활, 적절한 운동과 신체활동을 할 것을 권한다. 흡연과 음주도 자제하는 게 좋다. 이는 대장암 뿐만 아니라 모든 암과 질병 예방에 해당된다.”